부산 멧돼지 상륙 소탕작전

농촌도 아니고, 무슨 산동네도 아닌 港都 부산 도심 한 복판에 멧돼지가 떼로 출몰하는 이른바 '멧돼지 습격사건'이 벌어졌다.

26일 오후 7시경 부산 강서구 아파트 단지 부근에 멧돼지 11마리가 출몰한 것을 본 주민이 신고하여 경찰과 유해조수구제단 사냥꾼이 함께 소탕작전을 벌여 5시간 여만에 모두 사살함으로써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냥개 5마리의 활약도 있었음)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이 멧돼지 떼가 대도시 주택가를 활보할 수 있었느냐?'이다.
관련 뉴스(jtbc) 보도에 의하면, 이 멧돼지들은 부산 가덕도 출신들로 인근 진우도를 경유해서 다시 2km 남짓 되는 바다를 헤엄쳐 상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돼지도 헤엄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무겁고 둔해서 물에 뜨지도 않을 것 같지만, 이건 집돼지의 경우이고 맹수인 멧돼지라면 당연히 가능했을 것인데도 말이다.

경상대학교 수의학과 연성찬 교수는 통영과 욕지도 사이를 멧돼지가 헤엄쳐 간 적도 있으며, 최장 십수 킬로미터까지 헤엄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 정말 멧돼지를 다시 봤다.


사실 최근 들어 멧돼지 피해 사례는 비단 부산 뿐만이 아니다.
시골 농가들은 멧돼지 때문에 농산물 피해를 보는 경우가 이미 흔한 일이 되었다.
문제는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인데,, 민간인이 저돌적이고 난폭한 멧돼지를 상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불법적인 올무와 같은 함정을 설치할 수도 없다.

또한 멧돼지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포획 사살할 수도 없고..  가장 좋은 것은 야생적으로 개체수 조절이 되어야 하는데, 남한에서 실질적으로 최상위 포식자인 멧돼지에게는 천적도 없다.

멧돼지의 가장 큰 전적은 이미 멸종된 호랑이 뿐인데(반달곰이나 늑대는 좀처럼 멧돼지 성체를 주식으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호랑이를 풀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말로 호랑이를 풀어놨다가는 멧돼지 대신 호랑이가 민가를 어슬렁거리면 더 큰일이니까.


아무튼 갈수록 증가하는 멧돼지 피해 사례에 대해 환경적 차원의 고려가 포함된 근원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시점인듯 하다.
더 이상 영화같은 '멧돼지 상륙 침투에 의한 소탕작전'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관련 뉴스 보도와 이미지 출처 :: http://news.jtbc.joins.com
다음 이전